개발자로서 첫 사회 경험이었던 8주 간의 Works Mobile 인턴십을 마쳤다.
판교 개발자의 삶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테크원타워 쵝오!
8주라는 시간이 순식간으로 느껴졌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새롭게 배운 것들도 많고, 스스로 느낀 것들도 많아 글로 정리하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비밀유지 서약을 했으니, 인턴 과제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은 뒤로하고
신기했던 일들, 순간순간 느꼈던 기분, 어떤 점들에서 내가 부족함을 느꼈고, 어떻게 극복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중심을 맞춰 글을 쓰겠다.
첫 출근날
처음 출근했을 때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다.
출근을 정해진 시간보다 20분 먼저 했지만,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안절부절 못하면서 식은땀도 흘리며 자리에 어정쩡하게 앉아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인사를 해야 하나? 팀원분들 자리로 직접 가서 인사 해야 하나?' 생각하면서 노트북에 머리를 처박고 빈 화면을 켜놓고 괜히 집중하는 척 했던 것 같다.
다행히 몇 분 지나지 않아 같이 인턴을 8주 동안 진행할 인턴 동료가 출근을 해서 내 옆에 앉았고, 둘이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학교 얘기도 하고, 과제 얘기도 하면서 서서히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마침 같은 부서 내 직원분들이 먼저 식사 같이 하자고 말씀해주시고 구내식당으로 데려가주셨다.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회사 내의 자유로운 분위기(눈치 볼 필요 없고, 쉬고 싶을 때 쉬고, 업무 공간도 자유롭고 등등)나 과제에 어려움은 없는지 자세하게 물어봐주시고 답변해주셔서 더더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이었다.
(여담이지만 구내식당 음식 퀄리티가 무척이나 훌륭했다. 이게 왜 공짜?)
모니터가 있는 공용좌석 예약하는 법이나 사내 어플로 커피 사먹는 법이나 쉬고 싶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숙면실, 안마의자 위치 같이 자잘한 부분도 알려주시면서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신기했던 일
회사 생활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일이다.
회사에 출근했을 때 가장 많이 밥을 같이 먹었던 세 분이 있었는데,
이 분들이 모두 나와 직접적인 친분은 없었지만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었다.
인턴을 같이 한 인턴 동료는 같은 대학교를 다니는 한 학번 차이의 동문이었고,
멘토님 외에 가장 많이 우리 둘을 도와주셨던 분들 중 한 분은 내가 자주 보는 기술 블로그 주인이셨고, 한 분은 나의 대학 동기와 예전에 다른 직장에서 동료였던 분이었다.
사람을 사귀는 데 있어서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가 공통 관심사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인데,
이런 한 다리 건너 아는 사이라는 특수한 케이스 때문에 세 분들과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과제를 진행하면서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물어보기 위해 망설이는 시간이 많이 줄었고,
인턴 동료와 협업할 때에도 소통에 있어서 전혀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그래서 참 신기하면서도 다행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처신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참 좁다)
과제 수행
원래는 인턴 과정 이수하면서 블로그 글도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타이트해서 그러지는 못했다.
시간이 타이트했던 가장 큰 이유는 부족한 지식과 개발 실력이 아닐까 ㅠ
스프링, 깃 빼고는 거의 모든 게 처음이어서 인턴 과제를 위한 공부에 투자한 시간이 매우 많이 필요했다.
그래도 같이 인턴 동료로 있던 친구도 너무 잘하는 친구여서 서로 도움도 주고 받고,
멘토님이나 다른 팀원 분들한테 질문하면 답변도 잘해주신 덕분에 기본은 할 수 있었다..
과제를 어나더 레벨로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하며 하지는 못했지만,
내가 이렇게나 모르는 게 많고, 아직 부족한 게 많다는 걸 새삼 깨달으면서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 만큼은 최대로 된 것 같아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회사 복지
복지 얘기 안 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너무 만족했다.
복지 맛을 너무 많이 봐서 이제 다른 회사 못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만족했다.
첫 번째로 허먼밀러 의자.
업무 공간 전 좌석이 허먼밀러 의자가 구비되어 있었다.
처음 사용해봤는데 한 번만 앉아봐도 왜 비싼지 알 수 있는 정도로 좋은 의미로 미친 의자였다.
그 더운 여름에 땀도 안 차서 좋고, 장시간 앉아 있어도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
집에 와서 시디즈 의자에 앉았는데 역체감이 확 느껴질 정도였다.
두 번째로 아침 점심 저녁 식사.
회사에 출근하면 아점저를 공짜로 먹을 수 있다.
아침은 조식 자판기를 이용해서 과일이나 삼각김밥이나 시리얼 같이 골라서 먹을 수 있다.
점심 저녁은 양도 넉넉하고 맛도 너무 만족했다. 매일 좋은 퀄리티의 식사가 나와서 밥 걱정 없이 다닐 수 있었다.
그 외 복지 정말 많다. 커피 700원, 숙면실, 안마의자 ... 등등
무엇보다 최고의 복지는 주변에 멋지고 배울 점 많은 개발자들이 가득하다는 것..
더 해봤으면 좋았을 것들
아무래도 첫 인턴 생활이다보니, 돌아보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은 게 없진 않은 것 같다.
1. 질문
재택 근무하는 경우에, 만약 질문할 게 있으면 사내 연락망으로 메시지를 보내서 질문을 해야 했다.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면해서 물어보는 것과 비대면으로 물어보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이다.
글로 써서 질문하는 건 글도 여러 번 수정하고, 의도가 잘 전달 될지 다시 읽어봐야 하고, 이런 과정들 때문에 꽤나 번거롭다.
얼굴 보고 말로 설명하면서 질문하거나, 직접 코드를 보여주면서 질문하면 훨씬 편한데,
워낙 비대면 근무가 요즘엔 많아서 멘토님과 비대면으로 있을 때에는 질문하기가 엄청 어려웠다.
나와 같은 인턴들은 주 3일 이상 출근하도록 되어 있어서,
팀원 분들과 식사할 때 편하게 물어보거나 하는 기회가 몇 번 있어서 다행이었다.
만약 아예 비대면으로 진행됐다면 질문을 거의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회사에 출근해도 질문하고 싶을 때 잘 하지도 못하긴 했다.
특히 업무 시간에는 팀원분들도 다들 바빠보이시고 괜히 어렵지도 않은거 물어보면 치부만 드러내는 꼴이 될까봐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아무렴 뭐 어때 하고 물어보는 배짱이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2. 코드 리뷰
멘토님께서도 강조하신 부분인데, 인턴끼리 코드리뷰를 해주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둘 다 코드리뷰 하는 방법을 몰라서, 서로 코드를 살짝 살짝 읽어보는 것 말고는 코드 리뷰가 잘 진행되지는 못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중에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알게 된 건데,
'내가 봐준다고 더 좋은 코드가 될지 모르고 혹시 피해만 주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에 서로 피드백 주기가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내 생각이 맞든 틀리든, 그 대화를 시작으로 서로 좋은 코드가 무엇인지 토론하고,
나아가 멘토님한테 의견도 물어보면서 좋은 대화의 흐름을 가져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앞으로
전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결과가 어떻든 간에 남는 것이 훨씬 많은 경험이었기 때문에
떨어지더라도 후회는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부족한 나에게 주어진 천금같은 기회였기 때문에
인턴 과정에 소홀히 하지 않았고,
내가 가진 실력 내에서 할 수 있던 것들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내 프로젝트의 퀄리티는 아쉽더라도 그게 내 실력이고,
이제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전환 성공!!
너무너무 감사하게도 전환에 성공했다.
아직 학부 졸업을 마치지 않아 올해 말부터 웍스모바일에 합류할 예정이다.
합격 후 3개월이라는 긴 시간의 쉬는 시간이 생겼다.
마냥 쉬고만 있자니 마음이 편하지는 않아서
기술 서적도 읽고, 개발 공부도 조금씩 하면서 팀에 피해주지 않는 신입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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